당신의 육아 고민을 들어드립니다
세.바.여 행사를 참여하게 되어 "아들 육아 끝판왕" 최민준 선생님 강의를 듣고 오게 되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세상을 바꾸는 여자들'이 주체하고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린 강의였습니다.)
(긴글주의..)
아니..아이돌(!)이 왔나? 싶을 만큼 엄청난 환호로 선생님이 강단으로 들어오시고, 오시자마자 바로 질문부터 받으시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Q1. 혼나기 전부터 우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할까요?
Q2. 형을 좋아하지만 형보다 무조건 더 빨리하고 싶어 하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Q3. 집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학교에서는 지나치게 강박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Q4. 특정한 공간에 대한 불안이 많은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Q5. 다른 아이들에게 불편함을 줘서 유치원에서 연락이 와요. 시킨 일을 바로 하지 않아서 출근 준비가 너무 힘들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등등 우리가 직접 겪고 주변에서 들었던 그런 고민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제가 메모한 내용으로 선생님의 답변을 작성하였습니다.)
A1. 대부분의 남자아이들은 시그널에 둔합니다. 똑바로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즉,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거죠. 이걸 모르는 어머님들은 한 번만 더하면 어떻게 되는지.. 네가 이래서 엄마가 어디가 아프고 힘들고 이러다 죽겠다던지.. 이런 기싸움을 하는 게 아니라 어른임을 보여줘야 합니다. 승부욕이 강하고 스코어에 민감하기 때문에 '5,4,3,2,1' 이런 숫자를 세주면 아이들은 반응을 합니다. 그리고 결과중심형이기 때문에 악성민원인에 대응하는 공무원처럼 예고하고 집행하는 식의 방법이 효율적이지요.
그러나 이 아이 같은 경우에는 시그널에 미리 반응합니다. 그리고 거절의 의미를 엄마의 사랑과 같이 느끼게 되어 자기 자신을 거절하는 느낌을 받는 것입니다. 엄마의 얼굴을 보고 먼저 알아채는 거예요. 그러니 단호한 얼굴로 아이를 바라보고 '엄마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와 같은 따뜻한 말, 얼굴 표정과 다른 긍정적인 말을 해주는 겁니다. 이런 표정으로 표현하는 것도 있으니 미리 겁먹지 않도록 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A2. 지는 것을 못 참는 아이. 좋게 말하면 승부욕이 강한 것이지만 반대로 잘못된 자기애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시도를 해보세요. 아이와 장난감으로 싸우는 상황을 만들고 엄마한테 먼저 공격하라고 합니다. 그때 공격당한 엄마는 아주 큰 소리로 '으아악~~' 하면서 데굴데굴 구르기도 하고 움직임을 크게 합니다. 몇 번 이런 시도를 하고 반대 경우를 해봅니다. 엄마가 아이를 공격하는 행동을 했을 때 아이가 엄마에게 다시 공격을 하고 이기려고 하는지 엄마처럼 지는 시늉을 하는지 말입니다. 만약 다시 공격을 한다면 '으아악~' 하는 것을 받아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문장이 등장하지 않고 의성어로만 노는 남자아이들의 상호 작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일방적인 이기는 태도만 하게 된다면 친구들 사이에 적응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어요.
기본적으로 남자들은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고 상상 속의 나와 현실 속의 나의 괴리에 힘들어하거든요. 그러니 어머님들은 내가 바꿀 수 없는 게 뭔지 알아야 하고 뭘 건드리면 안 되는지 아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A3. 강박감과 자유로움. 이런 아이들의 기질을 알고 인정해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불안감이 들어요.
짜증은 전념이 됩니다. 짜증을 내면서도 계속 무언가 하는 아이들 있죠? 예를 들어 짜증 내면서 그림을 계속 그리는 거예요. 그때 그렇게 짜증 낼 거면 그만해라. 왜 저렇게 짜증 내면서까지 하냐 그러면서 어머님도 짜증이 나죠. 하지만 저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건 아주 중요한 행동입니다.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하는 중요한 행동이기 때문이에요. 힘들어도 짜증 나도 끝까지 계속할 수 있어야 하는데 쉽게 포기하는 게 더 걱정스러운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 같습니다. 강박은 계속 생각이 나고 불안감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니까요.
A4. 예민함은 경험이 중요해요. 사소한 것까지 힘들어하기 때문에 새로운 걸 어려워하는 성격이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진짜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해해줘야 합니다. 이게 울 일이야? 이거 안 됩니다.
간혹 이런 아이들 있어요. 밖에서는 조용하다가 집에만 오면 방구석 대통령이 돼요. 엄마를 가르치려고 하고 통제하려고 합니다. 어떤 포인트에서 아이가 예민한지 알아야 합니다.
이 예민함을 잘 알아 건드리지 않는 엄마에게 의존증이 생기고 엄마 품이 편하기 때문에 안 나가려고 합니다. 못 떠나는 아이를 조금씩 경험하도록 해줘야 합니다.
엄마 뒷다리 붙잡고 들어오는 아이들도 있어요. 그럴 때는 아이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해 무릎을 낮추고 아이의 에너지에 맞춰서 말을 걸고 신뢰를 쌓습니다. 네가 싫으면 절대 안 할 거야. 니가 원하지 않으면 안할거야. 할까 말까? 안 해도 되는데 여기 안만 같이 보자. 이런 식으로 공간에 대한 설명을 해주세요.
예민한 아이들은 통제욕구가 강합니다. 그 아이에게 얼음 깨기가 필요해요. 회피가 습관이 되면 고착화되니 훈육이 필요합니다.
A5. 산만한 아이들이 있지요. 시킨 걸 한 번에 그냥 하나씩 하면 되는데 한번에 한가지를 안해서 그래요. 양치질 하나만 하면 되는데 거울도 보고 춤도 추고 ㅎㅎ 이런 아이들에겐 한번에 한 가지만 하도록 알려주세요.
성향은 변하지 않지만 성격은 변할 수 있어요.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머님은 내 안의 괴물이 나올 수 있지요. 통제 욕구를 다스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딱 가르쳐야 할 부분만 가르치지 않고 상처를 주게 돼요.
ADHD.. 2말 3초에 고비가 옵니다. 2학년 말 3학년 초. 이때는 엄마의 지적에서 또래의 지적으로 바뀝니다. 화가 나니 2차 가해가 될 수 있습니다. 마음의 상처가 날 정도로 지적하지 마세요. 자존감을 깎아내려 자신을 미워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이런 학생들이 저희에게 오면 '나 자신에게 기대가 있는가 없는가'를 보게 되는데 자신감이 넘치면서 나 이것도 이것도 다 잘해요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저 ADHD라 원래 이런데요. 저 약 안 먹어서 그런데요.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이런 아이들이 걱정이 되는 거죠. 일반적인 아이들을 흉내 낼 줄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내향적인 아이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또래에게 당하고 왔을 때 이걸 또 다른 사람 입에서 듣게 되면 부모님들은 진짜 더 속상해서 아이에게 왜 맞았냐 그래요. 그럼 아이는 엄마가 친구들 때리지 말라고 했잖아. 부모님은 그럼 너도 때리라 그런 대화들을 하신단 말이에요. 왜 맞았어라는 것에 아이의 마음에 쐐기를 박는 거예요. 이 아이는 때릴 수 있는 아이가 아닙니다. 부모님 걱정할까 봐 안 하죠. 역시 때리지 못한 내가 잘못 됐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혹시나 이런 일이 생긴다면 꼭 이렇게 먼저 말해주세요.
'폭력을 폭력으로 대처 안 한 네가 너무 자랑스럽다'
이게 먼저입니다. 그리고 꼭 안아주세요. 그리고 아이의 마음이 여유가 좀 생기면 그때 가르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강연을 정리하시면서 분노 조절에 대해 3가지 말씀해 주셨어요
일단 분노조절이 먼저가 아니라 화가 어떻게 해야 안 나는가가 먼저입니다. 참으려고 하는 것만으로는 안됩니다. 감정조절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에요.
1. 분노는 예측에 약하다.
분노 인지 조절을 못하는 사람은 자기감정에 객관화가 안 되는 사람입니다. 내가 언제 화가 나는지 시간대를 살펴보세요. 오전 오후 저녁. 예를 들어 아침에 화가 난다. 시간이 없으면 분노가 일어납니다. 늦잠을 잤다면 아 나 오늘 화가 나겠구나 이렇게 예측하는 거예요.
이 정해진 시간과의 승부를 줄여야 합니다. 하루 일정을 미리 생각하고 예측하세요.
2. 분노의 대부분은 시키다가 화가 난다.
기대감과 분노는 비례합니다. 뜻대로 안 되면 화가 나거든요.
분노조절보다 잘못된 기대를 줄여나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밥을 잘 안 먹는 아이가 있다면 엄마는 밥을 하면서도 화가 나고 식사시간이 스트레스예요. 그리고 평가받는 영유아검진 순간에도 화가 납니다. 소고기 먹이라는 의사 선생님 말씀을 들고 소고기를 줬는데 아이가 입안에만 넣고 씹지도 않는다 이러면 화가 나는 거예요. 씹어 삼키라고. 이런 경우 너무 화가 나 헛구역질하는 아이의 얼굴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어요.
이때는 시키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기질 때문에 안 먹고 먹으라는 푸시(강압)때문에 안 먹게 됩니다. 아이도 의도가 있는 접근을 알아요. 아이의 말을 잘 들어보세요. 같은 말을 세 번 이상하면 진짜인 거예요. 싫어! 싫어! 싫다고! 이거 정말 싫은 거예요.
'푸시는 반발을 낳고 제한은 욕망을 낳는다'
안 먹는 아이에겐 먹을게 이거밖에 없어서 엄마 아빠만 먹을 거야 라던지
한글 안 좋아하는 아이가 뭔가 쓰고 있으면 누가 한글 쓰래 이런 거 형들이 쓰는 거야 라던지
엄마의 동기와 아이들의 동기는 반비례합니다.
엄마는 불타면 아이는 꺼져버려요. 그러니 물러나는 여유를 가지세요. 아이가 어떻게든 해낸다는 마음으로 가면 뒤로 물러나게 됩니다.
과제의 분리가 필요해요.
식사자리에 앉혀서 식사예절 가르치고 30분 앉혀놓는 게 부모의 역할이고
이걸 먹는 것은 아이의 역할이에요.
3. 잘못된 해석
이런 행동을 하는데 어떻게 화가 안 나냐. 행동에 대한 잘못된 해석으로 화가 납니다.
열받게 하려고 하네 기싸움하려고 하네 이러면 파국이에요.
멀리서 말하지 말고 가까이에서 말하는 것만으로도 많이 바뀌어요. 몸을 움직여서 자세를 낮추고 등을 쓰다듬으면서 얘기해 보세요.
어른스럽지 못하고 아이처럼 똑같이 하는가
곧이곧대로 듣고 있어서 그런 거예요. "엄마 미워! 엄마랑 안 놀아!" 이건 엄마랑 놀고 싶어라는 거 아시죠? 엄마가 원하는 걸 안 해줘서 조금 미운거지만 사랑하니까 같이 놀고 싶어라고.
결론은 분노조절이라는 거 잊어버리세요. 아이와 대립하느냐 한 팀이 되느냐.
너는! 너는! 이런 말보다 우리는! 우리 가족은!이라는 말을 많이 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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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에게 꼭 알려드리고 싶어서 작성하고 저도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그대로 썼는데 너무 길어졌어요.
제가 쓴 메모를 보고 작성해서 좀 딱딱하게 느껴지시죠? 최민준 선생님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얼마나 유쾌하고 유머 있게 이야기하시는지.. 많이 웃고 울컥하고 그랬습니다.
일단 나는 어른 너는 아이. 이 생각을 계속해야 될 거 같아요. 그리고 왜곡된 나만의 기대로 아이가 힘들지 않게 해야겠다. 아이의 말을 더 귀담아 들어야겠다. 나를 다스리는 게 우선이다.
혼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유튜브로 보시든 강연이든 꼭 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유용하고 즐겁게 들었거든요.
육아하시는 모든 분들 화이팅이에요!!!
※문제가 되는 내용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수정하거나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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